초록

시인 고은 선생은 YH사건을 "유신체제의 폭력 앞에서 하나의 명작"이라고 표현했다. 일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하던 그녀들이 노동자의 위치를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노동조합을 만들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가며, 주장하기까지의 과정은 YH사건이 미친 영향들만큼이나 감동적이다. 선배들의 입으로 담담히 풀어나가는 70년대의 노동조합, 한없는 순수의 이야기. 누구보다 더 열정적으로 단결을 외치던 김경숙. 그녀는 신민당사에서 주검이 되어 나왔고, 열사가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단지 열사일 뿐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