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81년 봄날, 진도에서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가던 박동운과 그의 가족들은 영문도 모른 채 안기부 지하실로 끌려가 고문을 받고 간첩으로 조작됐다. 간첩이라는 오명을 쓴 뒤부터 이웃의 발길은 끊어졌고, 그들은 고립된 섬처럼 살아야 했다 18년 수형생활 동안 멀어진 아내와 아이들을 떠나, 홀로 벌을 키우며 살고 있는 박동운. 그에게 끌려가던 날의 기억은 늘 현재 같다. 아무것도 모르고 잠들어 있던 아이들의 새빨간 볼은 눈 감으면 떠오른다. 그의 가족들 역시 끝없이 되풀이되는 고문의 기억과 함께 살아간다. <무죄>는 27년 전 인생의 시계가 멈춰버린 한 남자와 그의 가족들에 대한 기록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