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정신장애인이 ‘여성’과 ‘정신장애’라는 ‘이중 역할’ 혹은 ‘이중의 정체성’을 안고 다중의 차별과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여성정신장애인의 경우 모성의 욕구와 권리는 상대적으로 무시되어 왔다. 오히려 정신질환의 병리적 특성과 자녀에게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편향된 관심으로 정신장애인의 임신과 출산, 양육의 욕구는 가치 절하되고, 사회적 편견과 차별의 대상이 되었다. 이 책은 그간의 정신보건 현장에서 개별 정신장애인의 욕구가 탐색되지 못하고 성별 인식과 사회적 가치체계가 다른 맥락적 고려가 부족했던 현실에서 여성 중심적 관점에서 여성정신장애인의 모성경험을 다룬 것은 여성정신장애인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확산시키고, 후속 연구에 대한 토대를 마련하였다는 데 중요한 이론적 의의를 가진다. 이는 여성정신장애인의 삶의 맥락 안에서 사회적 욕구와 경험을 이해함으로써 정신보건 분야의 성인지적 감수성(gender―sensitive)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결론 부분의 실천적 제언은 보다 여성중심적인 실천전략을 제안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토대가 될 것이다.